우리는 스마트폰 하나로 전 세계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특히 SNS는 정보 공유의 중심축으로 자리 잡으며, 수많은 과학 정보도 실시간으로 퍼지고 있죠. 하지만 빠르게 확산되는 만큼, 정확하지 않은 내용도 여과 없이 전달되기 쉽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SNS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과학 착각과 잘못된 상식들을 살펴보며, 팩트에 기반한 정보 구별의 중요성을 알아봅니다.
“10%의 뇌만 사용한다”는 말, 정말일까?
SNS에서는 종종 “우리는 뇌의 10%만 사용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과학적인 사실처럼 퍼집니다. 영화나 다큐에서도 이 가설을 근거로 초능력이나 지능 향상을 다루는 경우가 많죠. 하지만 실제 과학계에서는 이 주장이 근거 없는 신화에 불과하다고 말합니다. 현대 뇌과학에 따르면, 우리는 이미 뇌의 대부분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MRI와 같은 뇌 영상 기술을 통해 확인해 보면, 사람은 단순한 대화나 걷기 같은 기본 행동을 할 때도 뇌의 여러 부분을 동시에 활용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우리가 휴식을 취하거나 멍을 때릴 때조차도 뇌는 활발하게 작동하고 있죠. 이 10%설은 20세기 초 심리학자들이 ‘인간은 잠재력을 다 활용하지 못한다’는 의미로 언급한 내용을 와전해 생겨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이 문장이 과학적 사실로 굳어진 것은 어디까지나 오해와 과장 덕분입니다. 뇌의 미지성은 여전히 과학의 대상이지만, “10%만 사용한다”는 표현은 오히려 뇌를 과소평가한 오류라 할 수 있죠.
“전자레인지로 음식 데우면 영양소가 파괴된다”?
건강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이야기입니다. SNS에서는 “전자레인지로 데운 음식은 건강에 해롭다”, “영양소가 사라진다” 등의 정보가 빠르게 퍼지곤 하죠. 겉보기에는 그럴싸해 보이지만, 과학적으로는 잘못된 정보입니다. 전자레인지는 전자기파의 일종인 마이크로파를 이용해 음식 내의 수분 분자를 진동시켜 열을 발생시키는 원리입니다. 이는 불이나 가스불처럼 겉에서부터 가열하는 방식이 아니라, 음식 내부에서부터 균일하게 열을 전달하는 방식이죠. 따라서 영양소 파괴에 있어 전자레인지가 다른 조리 방식보다 유독 불리하다는 근거는 없습니다. 실제로 미국 FDA(식품의약국)와 세계보건기구 WHO는 전자레인지 사용이 건강에 특별한 해를 끼치지 않는다고 명확히 밝혔습니다. 오히려 너무 오래 삶거나 튀기는 조리법보다 비타민 손실이 적은 경우도 많습니다. 예를 들어 브로콜리를 오래 삶는 것보다 전자레인지로 짧게 조리하는 쪽이 비타민 C 손실이 적은 것으로 보고된 바 있죠. 결국 중요한 건 조리 시간과 방식이지, 전자레인지 자체가 위험한 것은 아닙니다.
“당을 먹으면 바로 뇌가 깨어난다”? 사실일까?
시험 전 초콜릿을 먹거나, 피곤할 때 당이 들어간 음료를 마시며 “당이 뇌를 깨운다”는 말을 들어보신 적 있으실 겁니다. SNS에서는 이 내용을 근거로 ‘당분 보충 = 집중력 향상’이라는 식의 게시물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역시 부분적으로만 맞는 이야기입니다. 물론 뇌는 포도당을 주요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일정량의 당은 집중력 향상에 일시적인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섭취 방식과 당의 종류입니다. 정제된 설탕이나 음료에 포함된 고당류는 빠르게 혈당을 올렸다가 곧바로 떨어뜨리는 ‘혈당 스파이크’ 현상을 일으킬 수 있으며, 이는 오히려 피로감과 집중력 저하를 유발할 수 있죠. 반면 천천히 소화되는 복합탄수화물이나 과일 등 자연식품에 포함된 당은 좀 더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에너지를 제공합니다. 실제로 전문가들은 시험 직전의 초콜릿보다도, 평소 균형 잡힌 식사를 통한 포도당 공급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즉 “당 = 두뇌 각성제”라는 공식은 과장된 이야기이며, 일시적인 효과일 뿐 지속적인 집중력 유지에는 부적절할 수 있습니다. SNS에서 마치 정답처럼 돌아다니는 이 주장 역시 맹신은 금물입니다.
빠르게 공유되는 SNS 정보 속에는 흥미로운 이야기만큼이나 왜곡된 과학 상식도 섞여 있습니다. 우리가 믿고 있는 것 중 상당수가 사실은 오해에서 비롯된 것일 수 있죠. 중요한 것은 ‘정보의 출처를 따지고’, 검증된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사실을 구별하는 습관입니다. 과학은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지식인 동시에, 꼼꼼히 확인해야 할 영역입니다. SNS 속 과학, 이제는 조금 더 비판적으로 바라봐야 할 때입니다.